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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

취직하면 변하는 것들..

by 도됐좋 2023. 5. 19.

➤ 꼴랑 두 달 차 직장인의 회고록

이제 취업한 지 두 달이 됐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직장인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한,

그런 애기일 뿐인데

돌아보면 두 달 동안 나와 내 주변의 꽤 많은 부분이 변한 것 같다..

 

- 우선 내가 감성적인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약 30년간 알고 있던 내 성격은 이성적이고, 감정기복이 없고, 무던한 그런 조용한 성격인데

이제는 나도 날 잘 모르겠다.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한강을 보다가 너무 예뻐서 갑작스럽게 지하철에서 내려버리고

길을 걷다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별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난 원래 감성적인 사람이었는데 학업와 취업이라는 압박감이 내 감정을 억제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어쨌든 뭐 감성적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그리고 씀씀이가 꽤 커져버렸다.

살면서 매달 이만한 수입을 벌어본 적이 없으니 돈관리가 잘 될리 없다.

고정 지출 계산하고, 적금도 몇 개 들고, 주식도 하고 나름 잘 관리하려고 하는데

내가 나한테 할당한 한 달 생활비를 지킨 적이 없다..

그렇다고 뭐 의미있는 소비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주말에 밥 먹고 피씨방을 가서

배가 부른데도 괜히 입이 심심하다고 먹을걸 또 시킨다.

또 저녁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봐도

"하루종일 들고 다니기 귀찮은데 비오면 하나 사지 뭐"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벌써 올해만 우산을 두어개 샀다.

경제 활동을 시작하면 처음에 지출 습관을 잘 들이는게 중요하다는데

정신차리고 조금 더 현명한 소비를 해보자..!

 

-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다.

남자분들은 알겠지만 군대를 다녀오면 인간관계에 조금 변화가 생긴다

가까웠던 친구와 멀어지기도 하고, 멀었던 친구와 가까워지기도 한다.

어찌됐든 학생시절의 나에게 친구라 함은 순수하게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공부도 하고,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어보니 그런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아직 두 달 밖에 안 돼서 그런지 직장동료들과 허물없이 일상을 공유하기는 어렵고,

마음 맞는 직장동료들과 퇴근 후 저녁에 약속이 생겨도

사회 생활의 연장이 되고, 피곤한 하루를 술로 달래기 위한 그런 목적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일년에 한 두 번 만나서 밥을 먹어도 어색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 내 모습이 변해도 과거의 나를 기억해주는

오래된 친구들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두 달 밖에 안 됐는데도 뭘 많이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거 보면

앞으로 직장인 n년차가 된 나는 진짜 성숙한 어른이 되어있겠지? (응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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